블랙파이어 가문

블랙파이어 가문(House Blackfyre)은 조지 R.R. 마틴의 판타지 소설 시리즈 '얼음과 불의 노래' 세계관에 등장하는 타가리엔 가문의 서출 분가이다. 이 가문은 아에곤 4세의 서자 중 한 명인 다에몬 블랙파이어에 의해 창설되었다. 아에곤 4세는 임종 직전 자신의 모든 서자를 적자로 공인하는 전례 없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로 인해 서자들인 '고귀한 서출들(Great Bastards)'과 적통 후계자인 다에론 2세 사이에 왕위 계승권 갈등이 발생했다. 다에몬은 부왕으로부터 타가리엔 가문의 국왕을 상징하는 발리리아 강철검 '블랙파이어'를 하사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자신이 진정한 후계자임을 주장하며 가문을 세웠다.

블랙파이어 가문의 문장은 타가리엔 가문의 문장 색상을 반전시킨 형태인 '붉은 바탕에 머리가 세 개 달린 검은 용'이다. 이들은 자신들이야말로 아에곤 정복왕의 정통성을 잇는 진정한 용의 혈통이라고 주장했다. 가문의 명칭 자체가 국왕의 검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이 검을 소유하는 것은 블랙파이어 가문의 정통성을 증명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여겨졌다. 이들은 다에론 2세가 학구적이고 도르네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에 불만을 품은 영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세력을 키웠다.

블랙파이어 가문은 웨스테로스의 철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수십 년에 걸쳐 다섯 차례의 대규모 반란을 일으켰다. 제1차 블랙파이어 반란은 다에몬 블랙파이어와 그의 이복형제인 '비터스틸' 에이고르 리버스가 주도했으나, 레드그래스 필드 전투에서 다에몬과 그의 장남, 차남이 전사하며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살아남은 후손들과 비터스틸은 에소스 대륙으로 망명하여 용병단인 '황금 용병단(Golden Company)'을 창설했다. 이들은 대를 이어 웨스테로스를 침공했으나, 타가리엔 왕조의 저항과 내부 분열 등으로 인해 번번이 실패했다.

블랙파이어 가문의 남계 혈통은 '구페니 왕들의 전쟁'에서 마지막 참칭자인 '괴물' 마엘리스 블랙파이어가 바리스탄 셀미에게 살해당하면서 공식적으로 단절되었다. 마엘리스는 두 개의 머리를 가진 기형적인 외모와 잔혹함으로 악명이 높았으며, 그의 죽음으로 블랙파이어 가문의 직접적인 위협은 사라진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여계 혈통은 여전히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소설 속에서 암시되고 있으며, 황금 용병단은 여전히 '피의 계약'을 명분으로 블랙파이어 가문과 관련된 대의를 유지하고 있다.

블랙파이어 가문의 역사는 웨스테로스 정치사에서 서출의 지위와 왕위 계승의 정통성 문제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이들의 반란은 타가리엔 가문의 결속력을 약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영주들이 중앙 권력에 도전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크다. 또한, 블랙파이어 가문의 대두와 몰락은 이후 로버트의 반란에 이르기까지 타가리엔 왕조가 겪은 내부적인 불안 요소의 핵심으로 작용했다.